2007년 10월 02일
[펌] 부루마불의 경제학
경제학 따위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음
단지 글이 길고, 읽다보니 부루마불을 재미있게 할수있을 것 같아 퍼왔음
가독성이 개판이라 따로 편집을 해야하나
시간이 없는 관계상 나중으로 미룸
부루마불 게임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먼저 파산시켜야 이기는 악랄한(?) 게임이다. 이미 공급이 제한된 채 주인만 기다리고 있는 땅만이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전부이며, 실질적으로 이 땅들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어 그 가격을 지불하는 사람이 아닌, ‘우연히'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주인이 된다. 어느 특정 지역의 땅을 왕창 사두어 덫을 치는 이른바 ‘링컨 작전' 역시 사실상 운에 의해서 그 특정 지역을 먼저 골고루 돌 수 있어야만 가능한 작전이다. 결국 이 게임은 운에 의해 서로의 ‘지대'를 추구하는 게임인 것이다.
‘지대'는 오래전부터 경제학의 단골 분석대상으로, ‘지대추구행위'란 땅과 같이 공급이 제한된 재화를 이용해 생산자잉여를 최대한도로 누리겠다는 수작이다. 가진 것은 땅 밖에 없는 지주들이 과소비(?)를 하는 길이 경제 성장의 유일한(!) 길이라는 고전적 주장이 있고, 모든 조세를 토지세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론이 있을 정도로 땅이라는 재화는 매우 인기있는 제재로 이름이 높다. 물론 부루마불 게임에 나오는 땅값을 ‘경제적 지대'로 파악하는 것은 사실 말도 되지 않는다. 시초부터 그 값이 정해져 있는 부루마불 게임의 땅들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현실의 땅과는 확연히 다르며, 부루마불 게임에서 서로 좋은 땅을 차지하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실제의 부동산 투기 현상과는 별 상관도 없다. 그러나 어떻든 거기에 별장을 짓고, 빌딩을 세우고, 호텔을 건설하면서, 즉 투자를 증가시키면서,그 ‘실질적'인 땅의 대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부루마불 게임의 매력은 정해진 땅값이 본래의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35만 원짜리 뉴욕 땅에 100만 원짜리 호텔을 지으면, 거기를 지나가는 사람에게 1인당 무려 15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한다. 그렇게 되면 그 가치는 135만 원을 훨씬 넘는 셈이 된다. 따라서 35만 원이니 100만 원이니 하는 것은 씨앗은행이 “선착순으로 주인을 정하는 데 있어서 공식적으로 정해놓은 가격"이고, 그 땅의 “제대로 된 가치"는 모르긴 해도 300만 원은 넘을 것이다. 억지로 끼워맞추자면 그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그것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지대를 누리고 있는 셈이고,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땅을 경매에 붙여 사람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하는 것, 즉 땅에 대해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런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게임의 중반 이후에 가면 부자와 빈자 사이의 구도가 아주 명확하게 형성되는데, 빈자는 그 땅을 살 돈이 없고, 부자는 그 땅을 팔 의향이 없기 때문이다. 설사 뉴욕 땅의 소유주가 현금이 모자라 땅을 팔아야 하는 경우라 해도, 그 호텔과 토지문서를 씨앗은행에 반납하고 135만원을되돌려 받는 것이 보통이다. “부루마불 게임 경제"는 이렇게 아주 단순한 모형이다. 이 경제에는 ‘콜롬비아 호'같은 특수한 땅(?)을 포함해서 모두 28개의 지명이 존재한다. 이 28개의 땅은 사람들에게 ‘적산불하'된다 - 물론 운에 의해서. 현실적인 시장가격과는 괴리된, 씨앗은행에 의해서 정해져있는 가격을 그 대가로 지불한다. 한 번 땅을 사고 나면 그 땅은 거의 90퍼센트는 마지막까지 주인이 바뀌지 않는다. 경제개발 초기에 정부가 28개의 사업영역을 무작위로나누어주되 독점을 유지해주는 것과도 같은 셈이다. 그리고 그 땅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돈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좋은' 땅과 ‘나쁜' 땅이 거두어들일 수 있는 돈의 가치가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나쁜' 땅을 갖고 있는 사람은 수익은 적지만 ‘좋은' 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며, 결국은 그런 방식으로 승자와 패자가 정해지게 된다.
“부루마불 게임 경제"에서는 초반의 운이 미래를 좌우한다. 주사위 확률은 장기적으로는 그 누구에게나 같으므로, 게임이 두 시간쯤 계속되면 누구나 비슷하게 이 땅 저 땅 돌아다니고 있는 셈이 된다. 그러나 땅을 살 수 있는 것은 초반에 주인이 없을 때 뿐이고, 초반에 사람들이 몇 바퀴 도는 동안의 주사위 확률은 사람마다크게 다르다. 따라서 초반에 운이 좋아야만 많은, 그리고 좋은 땅을 살 수 있으며, 그 사람이 반드시 승리하게 되어 있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초반에 누가 어떤 땅을 사느냐가 결정되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게임을 계속할 필요 없이 경기의 승자는 결정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부루마불 게임이 가지고 있는 ‘경제학적' 의미는 일단 논외로 하고, 게임 자체의 전개에 있어서 그 불합리(?)한 측면을 시정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논의한다. 게임 후반전에 가게 되면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 즉 씨앗은행에 ‘50만원권 지폐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씨앗은행이 처음에 보유한 2000만원 상당의 지폐를 게임 참여자인 자본가에게 마구 뿌리되 - 예컨대 씨앗은행은 세계를 한 바퀴 돌면 20만 원을 쥐어주는 황당한 일을 하고 있다 - 거두지는 않은 대가로서 찾아오는 ‘재앙'이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지속적으로 유통시켜 엄청난 인플레이션 기대현상을 일으켜놓고도 그 현금이 제한된 현실에서, 그 한계에 이르면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는 불운한 현실인 것이다. 아, 물론 또 그걸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인플레이션은 상품의 가격이 대체적으로 오르는 현상인데, 토지와 건물의 가격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루마불 게임 경제"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 즉 통화량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히 옳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부자'가 돈을 은행에 저축할 수 있게 하는 ‘은행저축제도'를 통하여 시정되기도 하는데, 이 제도의 도입에 있어서는 씨앗은행측이 ‘부자'의 돈 일부를 강제예금시키되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무이자강제저축제도'가 가장 편리하면서 실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부자'들이 이 제도에 찬성하지 않을 수 있으며, 만일 이들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되면 이것이 사실상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법률로 위헌 판정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외에, 중앙은행으로서의 발권력을 이용, 100만원권 지폐를 ‘신규발행'하여 무제한 공급함으로써 인플레이션 기대현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도 권장되고는 있으나, 게임 막판에 가서 종이와 잉크로 돈을 찍어내는 일은 다소 불합리한 일이 아닐 수 없으므로, 이 제도를 채택하려면 아예 처음부터 20장 내외의 100만원권 지폐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무이자강제저축제도' 및 ‘신규지폐발행조치' 채택이 어렵다면, 처음부터 세법을 개정하여‘재산세제도'를 신설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재산세제도는 일정한 간격마다 일정 세율의 조세를 씨앗은행이 거두어들이는 방법으로, 주로 “후반전 매 10분마다 보유현금의 20퍼센트를 씨앗은행에 재산세로 납부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가장 널리 채택되고 있다. 이 ‘재산세제도'의 가장 큰 약점은 과세의 편의상 보유현금에만 과세하고 보유토지에는 과세하지 않는 것으로, 예를 들어 똑같이 200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200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보유한 경우에는 40만원의 재산세를 납부하여야 하나 모두 토지로 보유한 경우에는 아예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수평적 불평등'을 야기시켜 바람직한 과세의 요건을 침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보유토지 및 건물을 현금화하여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는 방법을 도입하자는 주장도있으나, 첫째로 과세절차가 대단히 번거롭고, 둘째로 앞서 지적한대로 토지 및 건물의 실제 시장가격이 씨앗증서에 기재된 가격과 다르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실적으로 토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보유현금이 많기 때문에, 이 재산세제도가 침해하는 ‘조세의 수평적 평등' 문제가 과다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우며, 특히 이 제도가 ‘인플레이션 완화'라는 중대한(?) 목표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만큼 이 제도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이 제도의 문제점은 후술하는 ‘비업무용부동산중과세제도'에서 초과토지분을 과세함으로써 상당부분 보완될 수 있다.
“부루마불 게임 경제"의 또 하나의 커다란 문제점은 앞에서도 지적한 대로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부루마불에서는 전반전에 가능한 한 많은 땅, 특히 운좋게 비싼 ‘G7+서울' 지역의 땅을 많이 사 둔 사람이 거의 100퍼센트 승리하게 되어 있다. 이 ‘지대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거의 유일한 변수는 ‘황금열쇠'인데, 2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88올림픽 개최지 서울 여행'이나, 가장 비싼 지역을 반액으로 은행에 팔아야 하는 ‘반액 대매출' 등을 제외하고는 이 ‘황금열쇠'는 중요한 변수는 되지 못하는 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땅이 많은 사람은 돈이 쌓이고 그 돈은 또다른 돈을 불러오며,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돈이 줄어들어 얼마 되지 않는 호텔과 씨앗증서를 팔아야 하는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을 가능한 한 시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이른바 ‘비업무용부동산중과세제도'이다. 이것은 부루마불 게임에 존재하는 총 28개의 지명 중 일정한 비율을 상한선으로 긋고, 그 초과분을 비업무용부동산으로 보아 중과세하는 제도이다. 주로 4명이 참여하는 게임의 경우 “보유한 토지증서가 12장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하여는 1장당 50만원이 재산세에 통합 징수된다"는 규정을 두는 것이 보통이다. 이 규정을 두게 되면 ‘부자'에게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부자'가 감세를 위해 자진해서 자신의 땅을 경매에 붙여 빈자가 그것을 사게 하는 현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설사 ‘부자'가 자신의 땅을 자진해서 판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내놓는 땅은 타이페이, 마닐라, 홍콩, 제주도 등 이른바 ‘정크(junk)토지'일 공산이 높다. 이렇게 되면 본래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므로, 이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제도가 요청된다. 그것이 바로 ‘토지초과이득세제도'이다. 본래 ‘토지초과이득세제도'는 미실현이득에 과세하므로 위헌이라는 판정이 내려진 바 있다. 그러나 “부루마불 게임 경제"에서의 ‘토지초과이득세제도'는 현실의 ‘토지초과이득세제도'와는 다르며, 그것이 가져오는 소득재분배 개선효과와 ‘부자'의 재산권 침해 정도를 이익형량할 때, 단연 전자가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제도의 도입이 정당화될 수 있다 할 것이다(다수설).
‘토지초과이득세제도'는 일정 범위의 토지를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제한된 이상의 씨앗증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그 토지로 인하여 지나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이에 과세하는 방법이다. 주로 분홍색 지역인 ‘G7+서울' 지역, 즉 도쿄, 파리, 로마, 런던, 뉴욕, 서울 등 6개 도시가 그 대상이 되며, 4명이 참여하는 경우 이 중 2개도시를 초과하여 토지를 보유하는 경우, 그로 인한 수입 중 80퍼센트를 토지초과이득세로 씨앗은행에납부하는 제도가 널리 채택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도쿄, 파리, 로마에 호텔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갑이 도쿄를, 을이 파리를, 병이 로마를 지나갈 경우 이 사람은 400만 원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런데 ‘토지초과이득세제도'가 도입되면 그 80퍼센트인 320만 원을 씨앗은행에 내야 하고 나머지 80만 원만을 벌어들인 셈이 된다. 만일 이 사람이 자발적으로 도쿄를 팔아 ‘토지초과이득세제도'를 적용받지 않게 된다면, 이 사람은 파리와 로마의 통행료로 280만 원을 얻게 될 것이다. ‘토지초과이득세제도'가 도입되면 이들 ‘비싼' 분홍색 땅을 경쟁적으로 보유하는 유인이 없어지고, 이른바 ‘링컨 작전'은 사실상 무효하게 된다.
이 외에, 사실상 별 효과가 없는 ‘황금열쇠'라는 변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일부를 개편하는 방법도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파티초대권'이라 하여 “대중 앞에서 장기자랑을 하십시오. (상대방 여러분들이 채점하신 후, 적당한 상금을 은행에서 지불해 드립니다.)"의 내용을 삭제하고 “다른 사람이 보유한 토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선물로 받으십시오"로 개편하게 되면 ‘한 번 내 땅은 영원한 내 땅'이라는 공식이 깨어지게 된다. ‘황금열쇠'에 나오는 모든 금액을 10배로 환산하는 방법도 적극 권장되고 있다. 현행 부루마불 게임에 따르면 건강진단비와 과속운전벌금이 5만원, 복권당첨금이 20만원에, 지금 세상에 노후연금과 학교 등록금이 고작해야 5만원, 10만원인데, 이를 10배로 환산하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50만원권지폐 품귀현상" 및 “부익부 빈익빈 현상" 타파책, 그리고 “황금열쇠 현실화 대책"을 논의하였다. 물론 여기에서 논의한 대책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 타개책은 이 게임의 목적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부루마불 게임의 목적은 “무조건 돈을 모으고 상대방을 빨리 파산시키는 것"인데, 이들 타개책은 그와는 반대로 소득분배를조금이나마 평등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 타개책이 도입되면 게임이 밤을 세워 지속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땅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정태적'으로 승리하는 기존의 게임에 식상하다면, 앞서 언급한 대책의 일부를 도입하여 보다 즐거운 게임을 즐기는 편이 나을 것이다.
# by | 2007/10/02 13:46 | 잡글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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